한 젊은 부부가 있었습니다.
아내는 매일 야근에 시달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오면
남편이 매일 침대 속 자신의 자리에 먼저 누워 있더랍니다.
아내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남편에게 비키라고 화를 내면
남편은 매번 배시시 웃으면서 자리를 비켜주곤 했다고 합니다.
아내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이런 저런 검사를 받고 병실에 돌아와 누웠는데
뭔지 모르게 따뜻하고 아늑한 것이 느낌이 이상해서
"내 병상에 또 누워있었지..?" 하며 묻는데
남편은 또 웃기만 하길래 한 마디 하려는 순간,
간호사가 끼어들어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조금 전 남편 분이 침대에 눕는 걸 보고 제가 제재를 했는데,
남편 분께서 병상에 누우며 하는 말이
아내가 유난히 추위를 잘 타서
병상을 체온으로 미리 데워 놓아야 한다 더군요."
순간 아내는 최근까지 있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고,
그렇게 구박을 받아 가면서도 남편이 왜 자신의 자리에 누워있었는지
그 마음을 그제서야 알게 된 것입니다.
그냥 장난이라고 생각하며 짜증만 냈던,
기념일이나 생일에 그럴듯한 선물이나 받아야
자신을 생각해 주는 것이라고 믿어 왔었기에 미안함은 더 컸다고 합니다.
상대방의 사소해 보이는 작은 행동 하나에도
커다란 마음이 담길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느끼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짜증과 불평.
그리고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을까....
- 위지안의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中에서 -